老子

덕경 47 不行

무위당 2011. 4. 1. 08:21

不出戶 以知天下 不窺牖 以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無爲而成

 

문밖을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며, 창을 열지 않고도 천도(天道)를 본다.

멀리 나갈수록 그 아는 바는 적어진다.

그러므로 성인은 가지 않아도 알고, 보지 않고도 가리며, 꾸미지 않으면서도 이룬다.

 

窥  엿볼 규     牖  창 유

 

※ 이경숙 해설

이 장은 초능력이나 신통력을 이야기 한것이 아니다. “도덕경”은 일관되게 정치 철학과 생활 처세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것들은 우주론에 바탕을 두고 있을 뿐이다. 노자는 변증법적 철학가지 결코 난신괴력(亂神怪力)을 말하는 수행자나 방술가가 아니다.

노자는 성인의 ‘지(知)’를 학문이나 견문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도를 깨친 경지와 성인의 ‘지(知)’는 오히려 무지(無知)에 가까운 것이며, 이런 무지무욕한 상태에서 나오는 ‘무위(無爲)’야말로 성인의 경지라고 본 사람이다. 노자의 도(道)는 책이나 견문을 통하여 배우거나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道)는 집 대문 밖을 나돌아다니지 않고도 깨칠 수 있고, 들창조차 엿보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게 노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도(道)를 얻고 나면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것으로써 다 풀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문을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한 것이다. 방 안에 앉아서 눈을 감고 천리 밖의 사건을 바라보는 신통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노자에게서는 그런 것을 기대할 수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적어도 “도덕경”이라는 책속에는 그런 것이 들어 있지 않다.

 

‘불견이명(不見而名)’에서, ‘명(名)’은 ‘가려 본다’라는 뜻이다. 노자는 ‘도경’에서 여러 차례 ‘이름(名)’을 ‘사물을 가리는 수단’으로 설명해왔으며, 이름의 기능이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老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경 49 無常心   (0) 2011.04.06
덕경 48 益損   (0) 2011.04.04
덕경 46 常足   (0) 2011.03.31
덕경 45 淸淨   (0) 2011.03.30
덕경 44 知足   (0) 2011.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