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덕경 44 知足

무위당 2011. 3. 29. 08:11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

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명예와 몸은 어느 것이 더 친하며, 몸과 재산은 어느 것이 더 소중하며,

얻거나 잃었을 때 어느 것이 더 병이 될까.

그러므로 (명예를) 사랑할수록 그 대가를 크게 지불하게 되고,

(재산을) 많이 간직할 수록 반드시 크게 망한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가히 장구 할 수 있다.

 

※ 이경숙 해설

‘명예, 재산, 권력’ 이런 것들 보다 내 몸(나의 생명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명예 때문에 몸을 죽이고, 재산 때문에 생명을 잃고... 노자는 이런 행위를 가장 경멸하고 무가치하게 본다. 노자는 설사 대의명분 때문이었다 하더라도 일신을 희생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의(義)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도 남 앞에 나서는 것이요, 공익(公益)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허명(虛名)을 위한 작위(作爲)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재벌들은 망하면 요란하고 처절하게 망한다. 부도나고, 법의 심판을 받고, 심지어 자살하고, 교도소에 가기도 하고...

천하 주인의 아들이나 손자로 태어난 이유로 비참하게 죽어간 비극의 주인공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왕좌나 제후의 자리, 갑부의 재산, 재벌의 후계자로 태어난 것이 복이기보다는 화에 불과했던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푼이라도 많은 재산, 숱한 사람을 죽인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평생을 바쳐 안간힘을 쓰며 산다. 이런 인간의 부질없고 헛된 노력에 연민과 동정을 보내는 사람이 노자다. 노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네 한 몸과 이름중에 어느 것이 소중하냐?  네 생명과 재산 중에 무엇이 더 가치로우냐?’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주석이라 하여 사족을 달 필요가 없는 천하의 명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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