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

가을 단상

무위당 2011. 10. 21. 09:41

아침 출근길 푸르던 나뭇잎이 갈적색으로 물들어 가고 하나둘 땅에 떨어지고 있다.

낙엽은 무엇인가?

한여름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한 나무의 태양전지들이 한해의 소임을 다하고 다시 그 근원으로 돌아가는 현상이다. 그리고 이들은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생명은 그렇게 순환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하고 성장한다.

 

바로 지금 땅별 남반구에는 봄이 오고 있다. 그 곳에 사는 나무는 지금쯤 다시 태양전지를 피우고 있을 것이다. 적도 지방은 여전히 한여름이고 그 곳에 사는 나무는 태양 에너지를 한껏 흡수하며 성장해 가고 있을 것이다. 이 광대한 우주에서 티끌과도 같은 땅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지금은 가을이다" 는 인식은 진실인가?

진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계절을 인식하는 주체가 북반구나 남반구 또는 적도 등 땅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대답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식하는 진리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수평선 끝에 절벽이 있다고 인식하던 인간이 지구가 둥글다고 인식하게 된 것은 불과 2~3백년전이다. 과학의 진보로 인간의 감지능력도 확장되어 인식의 범위가 넓어졌으나 아직도 우주에는 인간의 인식 한계인 지평선이 존재한다. 그 우주 지평선 밖은 무엇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사람은 대체로 자기가 처한 환경을 기준으로 사유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것이 인식의 한계성으로 작용하여 우리는 흔히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버린다.

비록 몸은 우물 속에 있더라도 의식은 우물 밖 광활한 우주로 확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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