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덕경 81 天地道

무위당 2011. 6. 16. 08:58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辯 辯者不善

知者不博 博者不知

聖人不積 旣以爲人 己愈有

旣以爲人 己愈多

天之道 利而不害

聖人之道 爲而不爭

 

 

믿을 수 있는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기 어려우며,

선한 자는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말을 잘 하는 자는 선하지 않다.

진실로 아는 자는 많은 것을 알지 않으며, 많이 아는 자는 모르는 자다.

성인은 쌓아주지 않음으로 이미 남을 위하고 있는 것이고, 

(남을 위하는 것은 결국) 자기를 남보다 낫게 만든다.

이미 남을 위해 왔기 때문에 그만큼 남보다 뛰어남이 많다.

천지의 도는 이와 같아서 결코 해코지를 하지 않는다.

성인의 도는 언제나 다투지 않는 것에 있다.


博  넓을 박 (薄 엷을 박, 搏 칠 박)     旣  이미 기     己  자기 기     

愈  더나을 유, 병낫을 유, 더욱더 유

 

※ 이경숙 해설

드디어 “도덕경”의 마지막 장이다. 노자가 붓을 놓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하고 들여다 보면 역시 노자답다. 자기의 말이 사람들에게 너무 파격적이고 역설적이어서 거부감을 가질까봐 지금까지 해왔던 말들에 대해 주절주절 부연하고 있다. 자기의 말이 아름답게 들리지 않았다면 그것은 바로 ‘믿을 수 있는 말’이라서 그렇다는 것이 노자의 주장이다. 믿어주자. 그리고 노자는 모든 ‘지(知)’를 부정해왔고, 그것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자기에 대한 깨달음만큼은 꼭 필요한 ‘지(知)’로서 예외적으로 인정한 바가 있다. 그래서 진정한 지자(知者)는 이것저것 오만 가지 지식을 다 가진 박학한 사람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을 올바르게 이해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으며, 천하를 알려고 하기 전에 자신을 알아야 하고, 천하를 얻기보다는 자기를 얻어야 하며, 천하보다 자기를 위하여야 한다는 것이 노자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노자는 ‘자기 제일주의자’다.

 

이 장에서 뜻을 알아보기 약간 어려운 말은 ‘기유유(己愈有)’와 ‘기유다(己愈多)’정도이다. 이 말은 ‘자기가 남보다 나음이 있다’ 또는 ‘자기에게 훌륭함이 더 많다’는 의미이다. 즉 남을 위하고 돕는 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자기를 남보다 낫게 만든다는 소리고, 남을 위하는 사람에게 위함을 받는 사람보다 나음이 더 많다는 소리다. 그래서 노자는 남을 위하라고 말한다. 위하면 상대보다 나아진다는 것이 노자가 주는 상이다. 하늘의 표창장이다.


노자의 결론은 역시 예상대로 ‘부쟁(不爭)’이라는 이 한 마디로 끝나고 있다. 그리고 수없는 말로 설명을 해왔던 천지의 도는 한마디로 ‘천하 만물에 해를 입히지 않는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실로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과 ‘부처의 자비’를 베푸는 것과 ‘공자의 인’을 행하는 것과 ‘노자의 도’가 무엇이 다를 것인가? 모든 성현의 어질고 아름다운 말씀은 오직 하나를 가르치기 위함이다. 사랑! 남을 위하여 세상을 도우면서 살라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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