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덕경 77 張弓

무위당 2011. 6. 13. 08:31

天地道其猶張弓

高者抑之 下者擧之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天地道損有餘而補不足

人之道則不然 損不足而奉有餘

孰能有餘以奉天下

唯有道者

是以聖人 爲而不恃 功成而不處 其不欲見

 

천지의 도는 활에 줄을 매는 것과 같아서,

높은 것은 누르고 낮은 것은 들어 올려,

남는 것은 덜어내고, 모자라는 것은 채운다.

천지의 행하는 도리는 남는 것을 덜어내고, 모자란 것을 보충하는 것인데,

사람이 행하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아서, 부족한 것을 덜어내어 남는 것에 보탠다.

누가 능히 여유가 있어서 천하를 도울수 있겠는가?

오직 도를 깨우친 자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꾸며대는 것에 의지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그것에 안주하지 않으며, 

현명함을 드러내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 채우려는 물의 낙차,
비행기 날개 위에 만들어진
진공을 채우려는 공기의 부양력,
이들은 모두
낮은 곳을 높게 하고, 빈 곳을 채우려는
자연의 힘을 쓰는 것이다.
자연에는 조화와 균형을 이루려는
불변의 법칙이 있기에.

마음도 그와 같아, 불균형을 만들면
그것을 채우려는 자연의 힘이 사용된다.
우리에게 그 불균형의 기본은
‘나’라는 소용돌이가 만들어내는 부족감,
그것이 사용되어 세상엔 변화가 무쌍하다.

그러나 인공적인 것은 늘 불완전하여
뒤에 소동을 일으키니,
비행기 날개 뒤에 생기는
난기류(亂氣流)가 그것.

난기류를 극복하기 위해 더 큰 힘이 필요해지는 것처럼,
부자연한 욕망과 비굴함은 과도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니,
에너지를 적게 쓰려면 난기류를 줄이고,
평화 속의 역동성을 얻으려면 '나'라는 소용돌이를 고요히..

 

                                                                    - 越因 -

 

※ 이경숙 해설

‘장궁(張弓)’은 ‘활을 만든 후에 줄을 매는 마지막 작업’을 이르는 말이다.

활대는 이미 나무를 겹칠 것은 겹치고, 구부릴 것은 구부려서 형태를 잡아 놓았지만, 마지막으로 줄을 매면서 최종 형태를 바로 잡는다. 이 때 줄을 매기 전에는 균형이 잡혀 보이던 활이라도 막상 줄을 걸면 너무 굽었거나 덜 굽은 부분이 드러나고, 어느 한쪽이 더 튀어나오거나 덜 튀어나오는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줄을 매어 당기면서 활의 모양을 잡는 것이다. 너무 나온 곳은 눌러 주고, 너무 휜 부분은 펴주며, 길이가 남는 쪽은 잘라주고, 잛은 쪽은 이어주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비로소 완전한 활의 형태가 나오는 것이다. 천지의 도가 세상에 작용하는 원리가 이와 같다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 불완전하고 오류가 많음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어찌 실수가 없겠는가?’ 하며 자신의 미숙함과 오류, 시행착오 등의 과오에 대하여 변명을 한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우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부족한 우리 자신으로부터 무언가를 덜어 내어서 천하를 위해 보태어 줄 수 있는 것처럼 장담하고 약속한다. 특히 정치인들이 국민 앞에서 하는 공약이라는 것들을 보면 노자의 표현대로 ‘부족한 것들이 (뭐가 남는지 모르지만) 넘치는 것에 보태어 주겠다고 나서는 꼴’이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자기 가정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면서 나라를 위하고 세상을 구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가? 이들이 바로 ‘손부족(損不足)해서 이봉유여(而奉有餘)’하겠다고 나서는 자들이다. 그래서 노자는 그런 인간들은 나서서 설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이고, 진실로 성인인 자들이 나라를 이끌고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치를 하려는 자들은 모두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과연 자기에게 천하를 위해 덜어낼 정도로 여유가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서 진정 그런 여유가 있고, 천하를 위해 봉사할 능력이 남는다고 생각될 때에만 ‘이봉천하(而奉天下)’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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