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덕경 78 正言

무위당 2011. 6. 14. 08:39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莫不知莫能行

是以聖人云 受國之垢 是謂社稷主 受國不祥 是爲天下主

正言若反

 

천하에 물보다 유약한 것은 없으나 이것으로 견고하고 강한 것을 치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

물은 (형체와 힘이) 없는 듯하면서도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약한 것으로 강한 것에 이기고, 부드러운 것으로 단단한 것에 이기는 이치를 천하가 다 알지만,

실천하는 자는 없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하기를, ‘나라의 오욕을 받는 자를 사직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불행을 끌어안는 자를 천하의 왕이라 한다’고 하였다.

바른 말은 반대로 들린다.

 

易  바꿀 역, 쉬울 이     垢  때 구, 수치 구     社  토지신 사, 단체 사     稷  기장 직, 오곡의신 직

祥  상서로울 상

 

※ 이경숙 해설

이 구절에서 해석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이기무이역지(以其無以易之)’이다. 일반적인 해석은 ‘이것은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고 읽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래서는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 이 구절은 똑 같은 어조사 ‘이(以)’로 수식되는 동격의 두 절로 나누어 진다. 즉 ‘이기무(以其無)’와 ‘이역지(以易之)’의 두 구절이 되는 것이다. ‘이기무(以其無)’는 ‘그 없음으로써’라고 읽을 수 있고, ‘이역지(以易之)’는 ‘그 바뀜으로써’라고 읽을 수 있다. 즉 ‘물은 부드럽고 약한 대신, 형체의 없음과 쉽게 바뀌는 변화로써, 견고하지만 고정되어 있고 변화하지 못하는 것을 쳐서 이길 수 있다’ 는 말이다. ‘형체가 없는 것(無)’과 ‘변화하는 능력(易)’은 물의 성질이고, 그 힘의 본질이다. 그것으로 해서 유약한 물이 단단하고 강한 것과 싸우면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다.


‘집안이 어려울 때 효자가 나오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 충신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도경” 제18장 참조) 효자와 충신은 집안과 나라의 오욕과 수치를 자기가 받고, 그것을 기꺼이 지고 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오욕과 불행은 결코 자랑스럽지 못해서 그것을 품에 안고, 등에 지고 있는 동안에는 그 책임이 돌아와 세상의 비난과 질책이 쏟아지게 된다. 이것은 바로 약해 지는 것이다. 나라의 영광과 승리의 명예를 자기의 것으로 돌리는 것이 강해지고 높아지고 위대해지는 길이다. 그러나 오욕과 불행을 안는 것은 비난과 욕설을 자기 것으로 하기 때문에 약하고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도 그 길을 가지 않으려 한다. ‘성공은 아버지가 많지만 실패는 고아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노자는 그런 사람이야말로 나라의 주인이고 천하의 지도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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