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덕경 54 以觀

무위당 2011. 4. 14. 09:04

善建者不拔 善抱者不脫

子孫以祭祀不輟

修之於身其德乃眞 修之於家其德乃餘 修之於鄕其德乃長

修之於邦其德乃豊 修之於天下其德乃普

故以身觀身 以家觀家 以鄕觀鄕 以國觀國 以天下觀天下

吾何以知天下然哉 以此

 

잘세운 집안은 넘어지지 않고, 잘 품은 자손은 빗나가지 않으니

자손의 제사가 끊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자신을 수양하면 그 덕이 진실되고, 가정을 다스리면 그 덕에 여유가 있고,

마을을 보살피면 그 덕이 오래 가고, 나라를 다스리면 그 덕이 풍요하고,

천하를 다스리면 그 덕이 두루 미친다.

그러므로 몸으로써 몸을 보고, 집으로써 집을 보고, 마을로써 마을을 보고, 

나라로써 나라를 보고, 천하로써 천하를 보아야 한다.

내가 천하가 왜 그러한지를 잘 아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이것이다.

 

拔  뺄 발     輟  그칠 철

 

※ 이경숙 해설

‘후손을 잘 길러 똑바로 세운 집안은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 안은 자식들은 결코 그 품에서 일탈하는 법이 없고, 그래서 그런 가문은 자손의 제사가 끊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아주 지극히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은 다음 구절에서 이것에 비유하여 본론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다섯 가지의 ‘수지(修之)’가 나오는데, 여기서 ‘지(之)’가 가리키는 그것은 바로 ‘자식을 바로 세우고 품에 안는 것’을 의미하므로, ‘자식을 똑바로 세우고, 소중하게 품에 안는 것처럼(之 : 이와 같이) 몸을 바루고, 집안을 다스리고, 마음을 보살피고, 나라를 세우고, 천하를 안으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 자기 자식을 바로 세우려는 마음보다 더 지극한 것은 없고, 자식을 품에 안을 때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그래서 노자는 몸과 집안과 마을과 나라와 천하를 대할 때 자식을 세우고 안는 것처럼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손을 바로 세우고 바로 안아야, 그 자손이 제사를 끊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식을 바로 세우고 안는 것은 부모지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자식이다. 즉 자식은 부모가 아니라 결국 독립적인 존재이므로 부모가 자식을 세우고 안기는 하되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한다. 부모 마음대로, 부모 입장으로만 자식을 키울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몸과 집안과 마을과 나라와 천하를 세우고 안을 때에도 모두 그것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 몸도 내 마음대로 하면 건강을 상한다. 그러므로 내 마음대로가 아니라 몸도 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위해주어야 하고, 집안, 나라, 천하 역시 마찬가지이다.

 

노자는 자기가 천하의 이치가 왜 그런지 잘 아는 이유를 자기는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자식을 키울 때에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천하의 입장에서 천하를 봄으로써 천하가 왜 그리되는지 그 이치를 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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