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者道之動
弱者道之用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도가 움직이는 것은 반(反)이요,
도의 쓰임은 약(弱)이니,
천하 만물이 유(有)에서 나오고
무(無)에서 유(有)가 나온다.
※ 이경숙 해설
이 장도 도치되어 있는 문장이다. 어순을 바로 잡으면 다음과 같이 된다.
道之動 反者也, 有生於無.
道之用 弱者也, 天下萬物生於有
이것을 번역하면,
‘도의 움직임은 반(反)하는 것이라 무에서 유가 생기고, 도의 쓰임은 약하나 유에서 천하 만물이 생긴다.’가 된다.
여기서 ‘반(反)’과 ‘약(弱)’을 ‘되돌린다’, ‘약하다’와 같은 뜻으로 옮길 이유는 없다. ‘반(反)’은 도의 움직임의 본질을 압축하여 이른 것이고, ‘약(弱)’은 도의 쓰임을 줄여 말하는 이름이다. 즉 노자는 도가 움직이는 것을 ‘반(反)’이라 하고, 도가 쓰이는 것을 ‘약(弱)’이라 한 것이다.
본래 ‘도’라는 것은 ‘본(本)’으로서 ‘정(靜)’한것이고, ‘진(眞)’으로서 ‘허(虛)’한 것이며, ‘근(根)’으로서 ‘무용(無用)’이어서, 실체와 움직임과 쓰임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삼라만상이 움직이지 않고 쓰이지 않는 도(道)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하다 보니 움직이지 않는 도의 움직임을 설명할 필요가 생겼고, 쓰이지 않는 도의 쓰임이 납득 되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노자가 가져온 개념이 ‘반(反)’과 ‘약(弱)’이다. ‘반(反)’이란 움직이지 않는 움직임이요, ‘약(弱)’이란 쓰이지 않는 쓰임이다. 이러한 도의 작용과 쓰임에 의해 무에서 유가 나온 것과 유에서 천하 만물이 생겨난 것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도가 덕으로 화하는 철학적 개념을 엿볼 수 있다. ‘덕(德)은 도(道)의 ‘반(反)’이고, 도(道)의 ‘약(弱)’인 것이다. 도가 움직인 것, 그것이 덕이다. 도가 쓰인 것, 그것이 덕이다. 바로 유(有)이고, 천하 만물의 생(生)이고, 그 법칙이다.
이 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도(道)에서 전화(轉化)되는 덕(德)에 대한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