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欲取天下而爲之者 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不可執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是以聖人 無爲故無敗 無執故無失
凡物 或行或隨 或歔或吹 或强或羸 或挫或隳
是以聖人 去甚 去奢 去泰
천하를 취하여 위(爲)하려 하는 자는 그것이 안 될 것임을 나는 본다.
천하는 신기(神器)이므로 위(爲)하지 못하는 것이다.
위(爲)하려 하는 자는 패(敗)할 것이고, 가지는 자는 잃을 것이다.
이에 성인은 무위(無爲)하므로 패(敗)하지 않고, 가지지 않으므로 잃지 않는다.
세상 만물은 앞서 가기도 하고 뒤를 따라가기도 하며, 혹은 약하게 불기도 하고 세게 불기도 하며,
강하기도 하고 약하기도 하며, 꺽이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심한 것을 버리고, 거만함을 버리고 교만함을 버린다.
隨 따를 수 歔 흐느낄 허, 숨내쉴 허 吹 불 취 羸 여윌 리, 약할 리
隳 무너뜨릴 휴 奢 사치할 사, 자랑할 사 泰 클 태, 교만할 태
※ 이경숙 해설
노자가 ‘그것은 안 될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천하를 취하는 일’이 아니라 ‘천하를 취한 후에 위(爲)하려고 하는 일’이다.
천하는 하늘의 물건이며 모든 사람의 공동 소유물이다. 특정 개인이 소유하거나 다룰 수 없는 물건이다
천하를 취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그것을 위(爲), 즉 변화 시키고 꾸미고 백성을 위한다고 제도를 개혁도 해보고 대의와 명문을 앞세운 거사와 혁명도 수없이 많았지만, 고작 왕조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었을 뿐이다.
‘범물(凡物)’은 세상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모습이다. 무릇 세상사가 진행되는 모습은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고, 안정될 때도 있고 혼란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본래의 모습이니 성인은 세상이 어떠해야 한다는 한 가지 방향으로 심하게 기울거나 집착하지 않으며, 어떤 모습이 되도록 할 수 있다는 거만함과 교만에서 멀리 떠나 있다는 말이다.
즉 천하를 위(爲)하여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또는 원하는 모습이 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교만한 생각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