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도경 25 道法

무위당 2011. 2. 22. 08:39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寥兮 獨立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下母

吾不知其名 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

或中有四大而王居其一焉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섞여서 이루어진 한 물건이 천지에 앞서 생겼다.

적(寂)하고 요(寥)하니 스스로 서서 고침이 없고,

움직이는 데 위태롭지 않아서 가히 천하의 어머니라 할 만하다.

나는 그것의 이름을 모르지만 그것의 字를 道라 하고,

억지로 붙이는 이름으로는 大라 하고 싶다.

(왜냐하면) 大는 가는 것이고, 가는 것은 멀고, 먼 것은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道를 大라 이름하는 것은 하늘도 大하고, 땅도 大하고, 왕도 역시 大하기 때문이다.

大중에는 네 개의 大가 있는데, 王이 그 속에 하나로 들어간다.

人法은 地이고, 地法은 天이고, 天法은 道요, 道法은 自然이다.

 

寂  고요할 적     寥  고요할 요     逝  갈 서 

 

※ 이경숙 해설

천지에 앞서 있었던 어떤 것에 대하여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적요하고 황홀한 무엇’이라고 표현하고 알아듣는 것으로 만족하자. 그러니 ‘적요’나 ‘황홀’을 굳이 번역하여 원문의 아름다움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제1장에서 노자는 ‘도(道)라고 이름 붙인 것에 대해, 그 이름을 도(道)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제1장에서 한 말을 노자는 여기서 다시 부연하고 있다. ‘자(字)’라는 말은 이름 대신 하여 쓰는 것이다. 노자는 ‘그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자(字)를 도(道)라고 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이름을 붙여야 거론하여 말할 수 있겠는데, ‘원래의 이름은 모르겠고, 그냥 이름을 도(道)라고 하자’ 그러한 의미이다. 그러므로 ‘도(道)라는 이름에는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러니 도(道)라는 이름말고, 내(노자)가 본(깨달은) 그 무엇엔가 굳이(억지로) 이름을 다시 붙여 보자면 대(大)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대(大)의 의미를 말하고 있는데, ‘크다’는 의미가 아니라, ‘멀리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무엇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멀고 가까움은’ 공간적 거리의 ‘멀고 가까움’이 아니라, 시간적 개념으로 ‘멀고 가까움’이다.

즉 ‘대(大)’는 ‘서(逝)--->원(遠)--->반(反)’을 순환하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도(道)’를 ‘길’이라고 인식한다면, 길은 순환의 개념이 없이 마냥 간다는 의미가 주로 강하므로, 노자는 도(道)라고 이름 붙인데 대하여 탐탁치 않게 생각한 것 같다. 시대적인 언어의 상황으로 도(道)라고 하였지만, ‘굳이 다시 이름 붙인다면 대(大)라고 하고 싶다’라는 노자의 의중 인것 같다.

그러니 여기서 대(大)의 의미를 크다로 번역하면 안된다. 즉 ‘그러므로 도(道)도 크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또한 사람도 크다.’라고 번역하면 안된다. 우주만물은 영원한 것이 없고 오직 순환하는 모습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대(大)를 순환의 의미를 가지고, ‘하늘도 대(大)하고, 땅도 대(大)하고, 왕도 역시 대(大)하다.’라고 알아 듣는 것이 좋겠다.

‘천(天), 지(地), 왕(王)’ 세가지를 ‘대(大)’하다 라고 하였는데, 우주의 삼재(三才)는 ‘천(天), 지(地), 인(人)’이다. 그러므로 왕(王)은, 사람을 대표하여 하늘에 제사 지내는 제사장에서 비롯되었으므로, ‘모든 인간의 대표자’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왕(王)을 거론하였다.

그러므로 ‘故道大 天大 地大 王亦大’는 ‘故道大 天大 地大 人亦大’인 것이다.

여기서도 물론 왕(王)은 사람(人)을 뜻한다. 그래야 그 다음 문장 ‘人法地...’와 문맥이 흐른다.

네 개의 대(大), 즉 ‘4대(大)’는 앞에서 말한 ‘인(人)’, ‘지(地)’,‘천(天)’, ‘도(道)’이다.

인(人)=지(地)=천(天)=도(道), 즉 이 네가지는 종속이나 상하의 관계가 아니라 동급으로 보며, 모두가 자연(自然)이며,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 오는 ‘순환적 물상(物象)’이며, ‘스스로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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