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도경 01 名

무위당 2010. 12. 29. 16:35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徼

此兩者同 出而異名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도를 도라고 할 수 있지만, 꼭(항상) 도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이름으로 이름을 삼을 수 있지만, 반드시 그 이름이 아니어도 된다.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때는 천지의 시작이요,

이름을 붙이고 보면 만물의 어머니이다.   

그러므로 이름을 붙이고자 하지 않으면 그 묘(妙)를 보고,

이름을 붙여 놓고자 하면 그 요(徼)를 본다.

이 둘은 같은 것이며, 다른 것은 이름뿐이니,

검기는 마찬가지여서, 이것도 검고 저것도 검은 것이니,

모든 묘한 것이 나오는 문이라.

 

徼 구할 요, 심묘할 요

 

※ 이경숙 해설

도를 도라고 불러도 좋지만,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한들 어떠리.

그냥 이름 붙이다 보니 “도”라고 해 봤다. “도”라는 글자에 너무 집착하여 무슨 심오한 뜻이 있는지 쓸데 없는 고민하지 말라 이거다.

지금부터 내(노자)가 깨달은 그 무엇인가를 말할려고 하는데, 그냥 생짜배기로 말할려니 말이 안된다. 그래서 말이 되게 (인식 가능한 대상으로서 상정시킬 수 있게) “도”라고 하는데, “도”라고 하지 않고 다른 이름을 붙여 말한다 하여도 똑 같다.

“명가명 비상명”은 노자께서 친절하게도 우매한 저희들(독자)로 하여금 잘 못 알아듣지 않도록, 위의 “도가도 비상도”와 꼭 같은 뜻의 말을 부연하여 설명한 것이다.

산을 산이라 하고, 강을 강이라 하는데, 애초에 강을 산이라하고, 산을 강이라 하였다 하더라도 아무 상관 없지 않느냐.

금강경(金剛般若波羅密經) 여법수지분 제13(如法受持分 第十三)에서 이르기를

“여래가 말한 티끌은 띠끌이 아니므로 티끌이라 이름하며, 여래가 말한 세계는 세계가 아니므로 세계라 이름하느니라. (諸微塵 如來 說非微塵 是名微塵 如來 說世界 非世界 是名世界)”라고 하였다.

“여래”는 부처님을 일컫는 여러가지 명호중 하나.

즉, “티끌”이니 “세계”니 하는 이름으로 그릇된 선입관을 가지면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름에 끄달리지 말고 실상을 직시하라.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때는 세상의 비롯됨이지만, 인식의 밖이니 따질 수 없고, 이름을 붙이고 보면 만물의 모태로서 모습을 드러내어 인식의 범주에 들어오므로 따지고 연구 해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름을 붙이기 전에는 그 묘(妙)를 보고”에서 사실 “묘”는 따질 수 없는 인식세계의 밖이다.

“이름을 붙인 후에야 그 요(徼)를 본다”에서 “요를 본다”는 것은 “(이름을 붙인 후에야) 실상계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同謂之玄 / 직역: ‘같다고 일컬어지는 것은 둘 다 검다는 것이다’

‘검은 것으로서 같으니’

의역: 검기는 마찬가지여서

 

玄之又玄 衆妙之門 / (이름 붙이지 않은 도 이전의 세계)저것도 검고, (이름을 붙인 도 이후의 세계)이것도 검은 것이니, (이름을 붙이던, 안 붙이던)모든 묘한 것이 나오는 문이라. (지금부터 그것을 말하려 하느니라)

이름을 붙이지 않고 묘를 보거나, 굳이 이름을 붙여서 요를 보거나 간에 이 두 가지가 검기는 마찬가지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이 검어서 양자는 결국 같다.

지금 '도'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뭔가를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것의 이름을 편의상 '도'라고 붙이긴 했지만 그 이름을 붙이고 보건 이름 없이 보건 그것이 검기는 마찬가지고, 이리 봐도 검고 저리 봐도 검은 놈이니 검은 것만 보면 되지 이름이 무슨 상관이냐.

'이름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름을 붙이든 안 붙이든, 묘를 보건 요를 보건 노자가 지금 도라고 설명하려고 하는 것은 모든 묘한 것이 나오는 문이다' 이런 말이다. 제1장의 중심어는 '명'이고, 결론은 '도이중묘지문' 이다. '도는 모든 오묘함이 나오는 문이니라. 그러니까 그쯤만 알고 다음 설을 들어보란 말이야'하고 <도덕경>의 서두를 꺼내고 있음이다. 혹시나 사람들이 '도'라는 이름에 사로 잡힐까봐 노파심으로 서두에 못을 박아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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