仙道

나는 소유다

무위당 2011. 11. 14. 08:54

'나’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을 뚫고 들어가 보면 그것의 존재에 깊은 의문이 든다.
‘나’는 독자적으로 존재한다기보다 항상 의식이 소유한 ‘내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주로 ‘과거와 미래’를 통해 존재한다.
과거는 ‘쌓여있는 것’이요, 미래는 ‘상상할 수 있는 것’으로, 모두 의식적 소유물이다.
소유 대상인 과거와 미래는 ‘내’ 손 안에 있고, ‘내’ 뜻대로 휘두를 수 있다.
그렇게 의식적 소유물인 ‘죽어있는’ 것들을 통해서만 ‘나’라는 것은 살아남을 수 있다.

그에 반해, ‘고정된’ 과거도, 과거를 기반으로 한 ‘상상의’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은 결코 소유될 수 없다.
그리고 ‘소유’가 없는 곳에 ‘나’는 존재할 수 없다.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면 ‘나’는 내용 없는 투명한 의식일 뿐이기 때문이다.
투명한 의식은 ‘지금 여기’에만 머무른다.

과거와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내용 있는 의식은 ‘내’ 손 안에 있고 그것들은 ‘나’를 존재케 하기에,
‘나’는 그토록 과거와 미래로 끌려가는 것이다.
‘나’라는 가상의 존재는 ‘소유’를 통해 자신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제 ‘나’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처음으로 진정한 ‘지금’에 머무르게 된다.
이곳은 ‘내가’ 끼어들 수 없는 현재, 그저 일어나는 것에 대해 깨어있어야 하는 지금이다.
소유할 수 없고 존재할 수만 있는 ‘순간’과 마주하게 되면 ‘나’는 무너져 내린다.
지금 이 순간은 아무런 내용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아무런 내용없는 ‘나’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 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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