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子

도경 36 微明

무위당 2011. 3. 15. 08:58

將欲歙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將欲廢之 必固興之 將欲奪之 必固與之

是謂微明

柔弱勝剛强

漁不可脫於淵

國之利器不可以示人

 

들이쉬려고 하면 먼저 내 쉬어야 하고,

약하려면 반드시 먼저 강해야 하며,

못 쓰게 되려면 우선 반듯하게 일어서야 하고,

뺏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일컬어 미명(微明)이라고 한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에 이긴다.

물고기는 물을 떠날 수 없음이니,

나라의 이기(利器)를 사람들에게 보이지 말것이다.

 

噏  들이쉴 흡      

 

※ 이경숙 해설

‘고(固)’는 ‘단단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미, 먼저’라는 뜻이다. 이문장들을 사역문으로 이해해 ‘상대를 약하게 할려면 먼저 강하게 해라’, ‘상대에게서 뺏으려면 먼저 주어라’하는 식으로 해역하면 노자의 사상과 어울리지 않는 술수적인 이야기가 되고 만다.

‘약해 지는 것은  이미 강한 것이다.’라는 뜻으로서 ‘강해지면 그 다음은 필히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다시 살펴보면, ‘반듯이 되어 있는 것은 필히 못 쓰게되고’ ‘준 것은 반드시 뺏는다’ 라는 의미이다. 이 장의 내용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 아니고, ‘이치가 그러하다’는 내용들이다

‘강해지면 반드시 약해지고’, ‘반듯하게 일어서면 곧 못 쓰게 되며’, ‘먼저 준 것은 반드시 뺏어간다’는 이치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치들을 하나로 이름하여 ‘미명(微明)’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물고기(漁)’는 백성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백성이란 물고기를 물 밖으로 끌어내지 말라’는 말이다. 물고기는 미끼를 꿴 낚시 바늘에 걸려 물 밖으로 끌려 나오게 된다. 그 미끼(미끼 꿴 바늘)가 이기(利器)이다. 그러므로 국가는 이기를 백성들에게 내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이기를 사람들에게 준다는 것은 곧 빼앗겠다는 것이며, 흥(興)하게 해주겠다는 것은 장차 폐(廢)하겠다는 것이니, 아예 주지도 말고 일으키지도 말라는 말이다.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게 물속에 그냥 두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도록 송림에 그냥 두는 것이 가장 좋듯이, 백성들은 그런 이기(利器)를 모르고 사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뜻이다.

‘불가이시인(不可以示人)’에서의 ‘불가(不可)’는 ‘불가능’의 의미가 아니라 ‘불허(不許)’의 의미다. ‘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문이다. ‘시인(示人)’은 ‘사람들에게 보이거나, 보여서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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