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 온다
순한 바람 거센 바람
깨어라 일어나라!
추위에 잠든 나무여
드세게 외치는 바람
사월의 바람.
휘잉~
우지직~
뿌지끈~
바람이 부르짖는 소리
나무가 우짖는 소리
껍질을 찢는 고통의 아우성
생명의 심연 속으로 웅크렸다
다시 피어나는 장엄한 아우성.
저 始源의 대지로부터 여기까지
이어 맺힌 그 고난의 참 뜻을
나무, 너는 알리라
장구히 반복되어 온 고난의 深化로
파문처럼 커져 간
찬란한 年輪의 흔적을.
사월의 봄바람에
청천으로 솟아 오르려는
너의 감성 어린 몸부림은
마침내
생명의 눈
자유의 눈
진리의 새 눈을 틔우리라.
불어 간다
사월의 바람
순한 바람 거센 바람.
197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