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노트

晩秋月夜

무위당 2011. 2. 3. 13:19

달빛 가득한 아스라한 들녘

풍요로운 볏가리.

 

무르익은 대지의 풍성을 함께 하는 듯

탄생의 진통을 겪었던 지난 날을 추억하는 듯

늦가을 달덩이도 저리 탐스럽구나.

 

안개 속에 파묻힌 듯

여인의 품 같은 대지에

풀 벌레의 배 부른 노래는 점점 깊어가고

나는 젖 문 아해가 된다.

 

메밀 익는 내음 그윽한 어둠에

살며시 달 그림자 드리워

모든 죽어가는 생명을 품어 안는 대지

더불어 영원히 살고지고.

 

달빛 가득한 아스라한 들녘

풍요로운 수숫가리.

 

1978.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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